황희찬의 울버햄튼, 손흥민의 토트넘 맞서 '대역전승'...91' 사라비아 동점골→97' 르미나 역전골 '2-1 극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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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의 울버햄튼, 손흥민의 토트넘 맞서 '대역전승'...91' 사라비아 동점골→97' 르미나 역전골 '2-1 극장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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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황희찬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를 치렀다. 승자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늘 강했던 울버햄튼이었다.

울버햄튼은 11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1라운드에서 토트넘 훗스퍼를 2-1로 격파했다. 이로써 토트넘(승점 26)은 2위, 울버햄튼(승점 15)은 12위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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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라운드 토트넘은 첼시와 '런던 더비'를 치렀지만 패배했다. 먼저 리드를 잡은 쪽은 토트넘이었다. 데얀 쿨루셉스키 슈팅이 레비 콜윌 맞고 굴절돼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기쁨은 얼마 가지 않았다.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비디오 판독(VAR) 끝에 퇴장을 당했고 페널티킥(PK)으로 동점골까지 내줬다. 끝이 아니었다. 공격과 수비 핵심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판 더 펜이 동시에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기까지 했다.

후반전 돌입 이후 또 이탈자가 나왔다. 앞서 옐로카드를 받았던 데스티니 우도지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제아무리 상승세를 탔던 토트넘이더라도 9 대 11 싸움은 역부족이었다. 남은 시간 첼시는 니콜라 잭슨 해트트릭에 힘입어 승리했다.

1-4 패배. 어쩌면 허무하게 느껴질 정도로 끝난 무패 행진. 그럼에도 토트넘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토트넘은 첼시전 당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 분위기가 담긴 영상을 공유하며 "함께 이기고, 같이 지고, 다시 나아간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팬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이렇게 열정적인 경기를 보고 싶었다", "이 팀과 감독을 사랑한다", "스쿼드 뎁스만 보완한다면 더욱 높이 올라갈 것이다", "훌륭한 선수들, 훌륭한 팬들, 엄청난 클럽", "끝까지 싸운 토트넘이 정말 자랑스럽다"라며 댓글을 남겼다. 지난 시즌 계속되는 부진 끝에 패배 의식이 가득했던 모습과 정반대였다.

글로벌 매체 'ESPN' 역시 "토트넘 팬들은 이번 라운드 가운데 가장 혼란스러웠던 첼시전에서 패배한 다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는 노래를 불렀다. 9차례 비디오 판독(VAR), 5차례 득점 취소, 2차례 부상, 2차례 퇴장, 1차례 해트트릭, 1차례 페널티킥(PK)까지 어처구니없는 밤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굴복하지 않았다. 팬들은 라이벌에게 패배했지만 '빅 엔제'를 좋아하고 있다"라고 조명했다.

주장 손흥민도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토트넘 홈페이지에 따르면 손흥민은 "어젯밤 팬들 응원은 굉장했다. 경기장에서 정말 대단한 에너지와 기운을 느꼈다. 우리는 팀으로서 실수를 저질렀고 스스로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이번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다시 일어설 것이며, 다 함께 더욱 강해질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팬들의 응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곧장 훈련에 돌입하는 것에 신난다"라며 각오를 불태웠다. 엔제볼과 캡틴손으로 탈바꿈한 토트넘은 충격적인 패배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울버햄튼 또한 승격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격돌했지만 무릎을 꿇었다. 후반전 돌입 이후 내준 선제 실점이 치명적이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 어시스트로 터뜨린 벨가르드 동점골로 추격했지만 경기 종료 무렵 페널티킥(PK) 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황희찬이 기록한 마지막 골은 지난 10라운드 뉴캐슬전이었다. 뉴캐슬이 먼저 웃었다. 전반 22분 앤서니 고든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투입했다. 조세 사가 팔을 뻗었지만 잡지 못했다. 문전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 결정적인 기회를 잡은 칼럼 윌슨이 감각적인 바이시클 킥으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6분 울버햄튼 코너킥 찬스. 페드로 네투 왼발 크로스가 바깥쪽으로 향했다. 마리오 르미나가 헤더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울버햄튼은 역전을 위해 고삐를 당겼다.

이때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44분 뉴캐슬 코너킥 이후 황희찬이 볼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파비안 셰어가 달라붙었다. 엔서니 테일러 주심은 비디오 판독실(VOR실)과 소통 끝에 페널티킥(PK)을 부여했다. 키커로 나선 윌슨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멀티골이자 다시 앞서가는 득점을 기록했다. 전반전은 뉴캐슬이 2-1로 앞선 채 끝났다.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반칙 선언과 그로 인해 내준 PK 실점. 황희찬은 후반전 돌입 이후 득점으로 만회했다. 후반 26분 울버햄튼이 프리킥 이후 공격을 이어갔다. 토티 고메스가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다음 패스했다.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한 황희찬이 침착하게 몸을 튼 다음 가까운 포스트 구석을 노린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고 울버햄튼은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황희찬은 "이상한 느낌이었다. PK를 허용해 너무 슬펐다. 팀을 위해 진심으로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다. 그때 골을 넣고 도움이 되어 정말 기뻤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멘탈적으로 흔들릴 법했지만 황희찬은 그렇지 않았다. 동료들 신뢰 덕분이었다. 황희찬은 "전반전이 끝난 다음 동료들은 내게 다가와 신뢰를 줬다. 모두들 '할 수 있다', '계속하라'라고 이야기했다. 모두들 나를 믿고 있어 마음이 놓였다"라고 전했다.

PK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황희찬은 "경기가 끝난 다음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단지 공을 걷어내려 했었다. 볼을 차려 할 때 누군가 나를 가로막는 듯했다. 직후에 바로 멈췄지만 그는 나를 터치한 느낌이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PK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심판은 판정을 내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팀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었다. 득점을 할 수 있어 기뻤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토트넘을 책임지는 손흥민과 울버햄튼을 이끄는 황희찬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둘 모두 엄청난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손흥민(8골)과 황희찬(6골) 모두 득점 랭킹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정점에 오른 두 한국 공격수가 서로를 겨눈다.

이번 코리안 더비는 영국 현지에서도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코리안 더비를 앞두고 ‘정말 특별한 경기다. 한국은 황희찬과 손흥민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보냈다. 해당 기사에는 울버햄튼 훈련장을 찾은 박지성과 파트리스 에브라도 담겨 있었다. 박지성과 에브라는 유튜브 채널 ‘슛 포 러브’와 함께 코리안 더비를 앞두고 황희찬을 응원하고자 영국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매체는 “이러한 모든 것이 황희찬의 대중적인 매력을 보여준다면 이는 단순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경기를 넘어서 ‘코리안 더비’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를 나타내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 경기는 부산과 같은 도시에서는 황금시간대에 진행될 것이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치맥을 먹거나 술집에서 경기를 즐길 것이다. 황희찬은 예전에도 토트넘과 한국의 주장인 손흥민과 맞붙은 적이 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면서 이번 코리안 더비를 향한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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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은 마테우스 쿠냐, 황희찬이 책임졌다. 미드필드에는 라얀 아잇-누리, 주앙 고메스, 마리오 르미나, 장 리크너 벨가르드, 넬송 세메두가 포진했다. 수비는 토티 고메스, 크레이그 도슨, 막시밀리안 킬먼이 포진했다. 골문은 조세 사가 지켰다.

대기 명단에는 다니엘 벤틀리, 조니 카스트로, 우고 부에노, 부바카르 트라오레, 파블로 사라비아, 맷 도허티, 토미 도일, 파비우 실바, 사샤 칼라이지치가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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